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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잘 가시라

기사승인 2021.08.02  20: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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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말로 하는 전쟁’이라고 규정해도 무리하지는 않다. 특히 정치인의 지고의 꿈인 대선 레이스 국면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원희룡 지사가 사임 회견문에서 언급한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대선 경선을 치르는 것도 법률적으로 가능은 합니다만 도정을 책임 있게 수행하는 것과 당내 경선을 동시에 치르는 것은 제 양심과 공직 윤리상 양립할 수 없는 일입니다”는 보충 설명 없이도 겨냥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대선 주자이면서 현직 도지사인 사람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유일하다. 또한 원희룡 지사는 꽤 긴 시간동안 많은 공을 들이면서 이재명 지사에 맹독을 바른 화살을 날리고 있지 않은가. 혹자들은 ‘꼴찌’의 체급 불리기 전략이라고 폄하하지만 대선 여론조사 관련 그래프에서 출몰을 거듭하는(1% 전후로 움직이고 있어서 어느 조사에서는 나오고 다른 조사에서는 자취를 감추는 일이 빈번하다) 주자 입장에서는 가장 효율적이거나 유일한 전략일수도 있다는 점일 수 있다는 건 이해한다.

이재명 지사가 반응을 보이는 건 당연하다. 원희룡 지사가 “현직을 유지하는 건 양심을 저버리는 것이고 공직 윤리를 망각한 것”이라는 프레임을 춘향의 목에 칼 씌우듯 덜커덕 가두려는데 가만히 있는 건 전쟁에 나서는 장수의 자세는 아니다. 더구나 원희룡 지사의 ‘군소’와는 체급이 천양지차인 ‘유력’이 아닌가. 이 지사는 “태산같은 공직의 책무를 함부로 버릴 수 없다”며 “공무 때문에 선거운동에 제약이 크지만, 제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공직자의 책임을 버리지 않고, 가능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염치없는 이재명” 이라며 “대선주자로서 선거운동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도지사 역할을 형식적으로 할 수도 없고 도지사직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할 수도 없다”고 다시 한번 자신의 프레임을 강요한다. 그러면서도 “그리 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정리됐다. 견해의 간격이고 능력 차를 인정한 것이다. 한국갤럽의 2021년 상반기 광역자치단체장(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와 최근 대선 주자 여론조사가 증명한다. 원희룡 지사는 긍정 평가인 ‘잘하고 있다’에서 44%를 받아 조사 대상 16명 중 15위이고 이재명 지사는 1위로 72%이다. 대선주자 여론조사는 너무 많아 거론할 것도 없다. 그리고 어설픈 프레임 쒸우기 시도와 체급 불리기는 또 실패했다.

원희룡 지사는 사임 회견문에서 말했다. “제주도민 여러분! 저는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사임을 결심할 때 까지 많이 망설이며 고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죄송한 마음에 수 없이 생각을 했습니다 이것이 최선일까? 수 없이 고민을 했습니다”고.

잘하셨다. 옳은 판단을 하셨다. 그동안 도민들은 숨 죽이며 지켜봤다. 또 무슨 논리로 도지사 직을 이어가려고 할까 지긋지긋해 하면서 말이다. 심지어는 3선 하려는 ‘수작’이라는 혹평도 여러번 들었다. 원희룡 지사는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 능력이 없다는 걸 충분히 보여주고 여실히 증명했다. 도지사는 서울에 있었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 내용도 다르지 않은 ‘도민에게 드리는 말씀’만 남발하고 다시 서울로 갔다.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라면,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나 열심히 하는게 제주도민이나 본인에게 더 낫지 않은가. 이 정도면 비교적 아름다운 이별이다. 잘 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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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저작권자 © 제주레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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