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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장애자' 원희룡

기사승인 2021.01.05  11: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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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부단의 상징인 햄릿은 요즘 말로 결정장애 환자로 불릴만 하다. 햄릿은 복수를 원한다. 국정 안정을 명분으로 남편의 친동생과 결혼한 어머니와 삼촌을 향한 복수와 그 결혼을 승인한 귀족사회의 파국을 원한다. 하지만 그뿐이다. 사색만 있고 행동은 없다. 햄릿은 자신의 사랑도 시뮬레이션 한다. 결과는 약혼녀 오필리어를 향한 사랑도 “착각”이었다고 믿는다.

햄릿이 그렇듯 사색의 본질은 시뮬레이션이다. 이 분야 대가가 한 사람 또 있다. 원희룡 지사다.

원희룡 지사의 연초가 바쁘다. 한 인터뷰에서는 “7월 이전에 도민들에게 (대권 출마)를 알리고 양해와 협조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체와의 대화에서는 대권 도전 의지를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날 나온 기사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말을 하고 있다. 낮은 지지율이 지속될 경우 대권 도전을 포기하겠느냐는 질문엔 "논할 가치도 없다"고 했고 다른 인터뷰에서는 "도지사 3선 도전 여부를 지금 밝히기는 이르다”고 했다. 워낙 시뮬레이션을 많이 돌리다 보니 본인도 헷갈리는 모양이다.

원희룡 지사는 학력고사 1위 출신이다. 그뿐이 아니다. 전국 암기왕들이 모인 사법고시에서도 수석을 차지했다. 독서량도 결코 적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사람의 머릿 속에 들어 있을 지식은 보통 많지 않을 것이다. 원희룡 지사는 햄릿처럼 참으로 근면하게 시뮬레이션만 열심히 돌리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정교한 시뮬레이션도 결국 모의일뿐이다.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햄릿이나 원희룡 지사는 왕자라는 신분과 지식, 보유한 가능성으로 ‘길을 아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걷지는 않는 사람들이다. 정치인 원희룡의 제주도지사 출마도 본인 결정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 당시 힘깨나 썼던 사람들 이른바 ‘친이’들을 변방으로 내모는 중진차출론에 의해 결정된 것임을 기억한다.

제주도는 이미 코로나 19 청정지대가 아니다. 원 지사는 “핀셋 방역” 같은 공허한 수사로 자화자찬하다가 2020년 12월 한달에만 전체 확진자 대다수를 발생하게 한 심각한 무능을 드러냈다. 더 이상 “도민에게 양해” “도민과의 약속” 같은 지킬 생각도 없는 소리를 듣는 건 지독하게 피곤하다. 양손에 도지사 3선과 대권 도전이라는 떡을 쥐고 저울질하는 행태를 용인하기에는 제주도가 너무 심하게 망가졌다.

원희룡 지사는 지지율 1.5%라는 미미한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선거 때 정치 시간표는 한 달이 1년 이상의 변화를 담기도 하고, 1년이 한 순간을 위한 준비과정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다 좋다. 하지만 이제 시뮬리에션은 그만하고 행동을 촉구한다. 제주도지사는 원희룡 개인의 욕구 충족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는 영화 <메트릭스>에 나오는 대사다.  

강민식 기자 kminsik@leisuretimes.co.kr

<저작권자 © 제주레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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